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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놀기 위해 세상에 온다

기루짱 2023. 6. 3.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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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해문 지음/ 소나무



"틈과 터, 다시 말해 시간과 공간과 또래를 먼저 보고 가장 뒤에 놀이를 보아야 한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하지 않은 것이 사실 놀이다. 놀이거리가 없어도 놀 틈과 놀 터와 놀 또래만 있으면 아이들은 무엇을 하든지 잘 놀기 때문이다."

놀이의 힘에 대한 내용은 읽을수록 깨닫고 떠올리게 만든다. 
읽는 동안 우연히 "오래된 미래-전통육아의 비밀"http://www.youtube.com/watch?v=J7B9-r1lqzI&feature=youtube_gdata_player
에서 관련된 내용도 보았고. 
또 이전에 이른 외국어교육은 물론 독서 교육의 단점을 짚은 글도 보았기에 잘 놀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으나,
오전 아이를 업고 집앞에 놀이터에 나가면 아이들이 아무도 없다. 
아영이는 돌이 지나 부쩍 또래와 교감하기 좋아하고 따라다니는데. 
어린이집이나 학원에 가지 않으면, 길에 함께 놀 친구가 없다! 그곳이 가면 그곳의 교육방침을 따라야 할테고. 
읽는 처음엔 함께 놀 아이가 없는데 어쩌랴 싶었는데 점점 읽을수록 공부 그만 시키고 놀게 하자고 당부에 당부를 거듭한다.
놀이 때문에라도 둘째 생각이 깊어지는 요즘.ㅠㅠ

다시 책으로 돌아가, 놀이는 재미다. 그래서 자발적이다. 그리고 그게 삶이 되고 이후를 살아갈 힘이 된다. 
게임과 놀이의 차이는 게임은 끝나버리는 것이고 놀이는 삶으로 쭉 이어지는 것이다. 내일도, 모래도 함께 놀자며. 
매일 걷고 서는 연습을 하듯, 놀기 위해 집중하며 스스로 익히며 연습하는, 놀이에 드는 자연스런 절대적인 시간.
과연 그 시간을 나는 지켜봐줄 수 있을 것인가. 

책에서. 
"동무들끼리 사람끼리 만나 부대끼며 노는 놀이를 뒤로 미루고 아이들을 장난감과 놀게 해서는 안된다. 누가 뭐래도 놀이는 사람하고 만나 어울리며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 아이들과 놀이를 해 보면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는데, 지는 것을 못 견디는 아이들 모습이다. 놀이를 하다보면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지 애들이 왜 저러나 당황하게 만든다. 그리고 다시 생각해 보았다. 왜 요즘 아이들은 그렇게 지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울고불고 분통을 터트리는 것일까. 

첫 번째 까닭은 아이들이 그동안 놀이다운 놀이를 해본 경험이 너무 적다는 것에 있을 것이다. 무수한 놀이를 통해 무수한 승리와 패배의 두터운 경험을 쌓을 수 없었다는 말이다. 그 경험이 두텁지 못하기 때문에 한 차례의 패배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바로 반응하는 것이다. 삶에서 이런 패배를 수없이 겪게 된다면 아마 아이는 견디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놀이는 이런 경험과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놀이 밖 현실에서 겪는 승리와 패배의 경험을 즐기고 이겨낼 수 있는 힘을 놀이에서 기를 수 있다. 놀이는 그래서 참 중요하다.

두 번째 까닭은 여럿이 힘을 모아 하는 놀이를 해보지 못한 탓이다. 이렇게 여럿이 어울려 놀다보면 자기편이 졌다고 지나치게 자책을 하거나 또 누구 때문에 졌다고 탓할 필요가 없다. 다음 판이 또 다음 판이 내일도 모레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함게 놀며 아이들은 화를 다스리고 기다리는 법을 배우게 된다.

또 아이들이 경험하는 대부분의 놀이에서 온통 경쟁적인 것을 강요하고 있는 것도 큰 문제이다. 아이들은 놀이에서 졌다고 생각하지 않고 경쟁에서 밀렸다고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좀더 따듯하게 즐기면서 과정이 아름다운 놀이를 만나게 해주어야 한다.

마지막 하나는 어울려 놀아보지 않은 아이들이 갑자기 놀이로 뛰어들어 일어나는 문제라는 점이다. 다시말해 놀 수 있는 몸과 마음의 준비가 안 된 아이들이 겪는 어려움도 있다.
우리 어렸을 때를 생각해보면 '깍두기'라는 것이 있었다.(중략) 깍두기를 하면서 어린 아이라도 노는 솜씨를 조금씩 익혀갈 수 있었다. 그러다가 시간이 좀 흐르면 어느새 이편이나 저 편에 끼어 당당한 놀이꾼이 된다. 그 때가 되면 졌다고 울고 불고 주저앉아 떼쓰는 일은 없다."

"놀이보다 중요한 것은 놀이를 서로 오래도록 하다 보면 생기고 쌓이고 오고가는 따뜻한 사랑과 이해와 우정이다.
(중략)
또 아이들은 놀이를 하면서 이 세상에 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있음을 깨우친다. 가까이 있는 동무가 나와 생각이나 몸짓이 다를 수 있다는 것도 배워서가 아니라 놀면서 깨우친다. 놀다보면 서로 다르니까 조절하는 것도 배우고 조절하다보면 자기 고집도 돌아보고 가진 것도 나눈다. 잘 알듯이 놀이 속에는 다툼을 중재해 줄 어떤 절대적인 권위자가 없다. 그러니 교사가 심판일을 도맡아 하는 것은 놀이를 깨는 어리석은 일이 될 수 있어 늘 조심해야 한다. 
(중략)
놀이는 관계와 관심과 사랑과 우정이 빠지면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오락으로 떨어져버리고 만다."

나중에 동시집도 봐야겠다. 
산에는 산새 물에는 물새 / 이문구 / 창비2003

 

- 페이스북 노트 퍼옴 (이책 때문에 퍼오기 시작!!! 판형이 바뀌었는데... 많이 읽어본 내용인 것이야~!! ㅋㅋ 근데 만5세에 읽으니 잘 안 읽히더라는....)

-이글루스에서 다시 퍼온다...(이글루스 서비스 종료 2023.06.16. 백업해준다더니 html 파일이라고 해서 걍 노가다 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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