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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인생 여행기 본격시작! (194)
기루 여행기
역시 시나리오 쓰던 사람들이 잘 쓴다. 드라마 짜장면씬이 인기를 끈 후 원작이 더 재밌다는 평을 듣고 사다놨는데 과연, 재밌었다. 심리 묘사가 특히 인상적이었는데 이런 거다. “아가씨는 좋겠어요. 애기 낳으면…. 신경쓸 일도 없이 단출하니 세 식구 사니…. 서방님도 정규직이고….” 올케언니의 말들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속으로는 비웃었다. 끊임없이 자신을 피해자로 소환하면서 부리는 이기심에 치가 떨렸다. 대체 킬포가 몇개 인지. 엄마 모신다는 이야기와, 오빠가 비정규직이라는 이야기를 돌려말하면서, 피해자 삼는 화법. 작가의 이런 심리파악이 재밌었다. 올케언니는 멀쩡한 나를 다시 부축했다. 내 팔을 잡고 있는 올케언니 몸의 무게 때문에 기운이 더 빠지는 기분이었다. (중략)나는 어제 오후부터 한끼도 먹지..
새학기 3월은 늘 정신이 없다. 시간표 다시 짜기부터 그만두는 학생, 새로 오는 학생… 특히 중학교 올라갈때 시간표 변동도 크고 3년여 한 친구들은 그만두고 싶어한다. 올헤 특히 중학교 올라가는 친구가 많았는데… 무려 4팀이나 다시 시간을 만들었다. 그래도 그만두는 아이, 그만두고 싶은 아이들도 많았다. 몇년 씩 한 아이들 수업 떠날 때면 내 마음도 헤어짐에 울적해진다. 물론 이도 반복되면, 내가 뭐가 문제일까 싶어 우울해지기도 한다. 속좁은 내 마음을 숨길 수 없어 서운함이 비집고 나와 비칠 때면 내 자신이 더욱 초라해지기도 한다. 오늘도 두 명이 마지막 수업을 했다. 그 중에 한 명은 마지막 수업이라며, 요즘 매일 10분 이상 늦게 오더니 10분 일찍 꽃사탕을 들고 왔다. 눈물이 살짝 나려했다. 그리..
드디어 읽음. 역시 소문대로. "2학년은 삼 남매 중의 둘째 아이 같은 학년이에요. 첫째 아이는 첫 아이라는 것 때문에 가족들에게 관심과 기대를 받고, 막내는 어리다고 귀여움 받지요. 하지만 둘째는 위아래로 치이며, 부모의 사랑과 관심도 스스로 얻어 내야만 해요." ”어떻게 그렇게 잘 아세요?“ 누군가 선생님의 말 중간에 끼어들었다. 선생님이 씩 웃더 니 말했다. "내가 둘째거든." 아이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둘째들은 첫째들의 고통에 대해서는 잘 모를 것이다. 엄마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일상에 확대경을 들이댄 채 일일이 간섭하는 것을 견디며 살아가야 하는 형벌을. -17쪽. 외동딸에게 읽어줬더니 나는 첫째, 둘째, 막내 다 내게 쏠린다는 거잖아 한다. 그래서 읽어줬다. 나는 이미 여섯 살..
1. 김연수 이후 오랜만에 만났다. 글 잘쓰는 사람. 2. 목차 이토록 평범한 미래 007 난주의 바다 앞에서 037 진주의 결말 067 바얀자그에서 그가 본 것 099 엄마 없는 아이들 129 다만 한 사람을 기억하네 157 사랑의 단상 2014 183 다시, 2100년의 바르바라에게 215 맨 마지막 작품부터 읽었는데, 그게 신의 한 수 였던 것 같다. 책 소개 해주신 분이 비선형적 시간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서 최근 라는 영화를 보고 비선형적 언어와 사고에 대해 잠시 봤던 터라 비선형적 문학은 이런 것이다 라고 생각하며 읽게 되었다. 그점에서 가 단연 최고의 작품이었고, 로 마지막에 읽으면서 울고 말았다. , 가 인상 깊었고, 책 제목은 볼수록 나에게 건네는 위로가 느껴졌다. 3. 책 속에서 그 책에..
1. 아니 에르노 2022년 노벨 문학상 수상으로 알았다. 수상 후 오랜만의 노벨상 여성작가이고, 사회고발적(?), 자전적인 글이라고만 알고 있었다. 그해, 작은 책방 다시서점에서 주최하고, 그의 책을 읽어주는 버스킹을 했는데, 그의 책을 읽어주는 사람들이 멋있었다. 스페이스 K 앞 도로에서 화창한 가을날 그녀의 책에 대한 이야기를 조곤조곤 하는 말을 건너편 벤치에 앉아 무심히 들어버렸다. 그해말 도서관에서 작가의 있는 책을 빌려 읽으려고 시도했으나 포기하고 반납했다. 읽히질 않았다. 올해 다시 도서관에 갔다가 얇은 책이 눈에 띄어 빌려왔다. 이었다. 2. 성인이 된 내가 임신과 낙태의 순간을 고스란히 되새긴 작품이다. 아니 에르노는 실화인지 소설인지 모를 작품을 쓴다. 문단에 등장한 이래 끊임없이 자신..
김대식, 이현서 글 / 동아시아 펴냄 1. 지은이: 김대식 뇌과학자.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주요 연구 분야는 뇌과학, 뇌공학, 인공지능으로, 뇌과학의 최신 연구 성과와 인문학 지식을 바탕으로 인류의 과거, 현재, 미래를 성찰해 왔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에서 뇌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MIT에서 박사후과정을 보냈으며, 일본 이화학연구소 연구원,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조교수, 보스턴대학교 부교수를 역임했다. 『김대식의 인간 vs 기계』, 『김대식의 빅퀘스천』, 『메타버스 사피엔스』 등을 썼다. --- 책도 많이 내고 방송도 많이 하신 것 같은데... 본 듯한 내용. 최신판인데... 약간 아쉽. (혹은 그래서 이현서 작가분이 한명 더 붙은 것 같기도.) (생각해 보니 읽다만 책은 거의 동아..
필독서를 어려워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나오더니 런칭한 지 8년쯤 된 4학년 대상 한국사 특강 교재를 바꾼다는 공지가 났다. 난 이 수업을 5년 넘게 했는데 작년과 올해는 너무 힘들어서 안 하려고 했다. 나만 그런가 했는데 아닌가 보다.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책을 못 읽어서 그만두는 경우(읽으려고 해도 내용이 잘 안 들어오고, 안 읽히고, 읽어도 내용을 모르는 경우), 즉 어려운 경우는 중학생에 가서 많았는데 최근 2-3년 동안은 4-5학년에서 많이 나왔다. 모든 교재는 학교 교과를 기반으로 하는 터라… 학교 교과목 이해도가 걱정되는데, 교과서의 내용이나 정보의 양이 그닥 바뀌진 않았다. 학교 수업을 포기하는 학년이 빨라진다는 건데… 불안한 마음에 끄적끄적.
1. 조정래 에 실린 을 읽고 중학생들과 '갑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땅콩회항이 있기 전의 일이다. 아이들은 뜻밖에도 "월급을 주는 사장이 시키는 심부름은 할 수 있다, 해도 된다"는 의견을 냈다. 책 속 장면은 분명 사립학교에 자신의 아이를 입학시키기 위해 거짓말을 시키는 장면도 들어있다. "댓가를 받았기 때문에 비판할 수 없다"고 했다. 2. 하은경의 을 읽고 역시 중학생들. "돈을 받고 대신 감옥에 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 "얼마에 따라 달라진다"면서 "군대 대신 감옥에 다녀오면 10억을 받을 수 있다면?"이라는 물음에 "10억은 고민해 볼 것 같고, 100억은 가겠다"고 했다. 한 아이만 "감옥에 다녀온다 것은 이후 삶에도 영향을 끼친다. 그렇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고, 다른 아이는..
자만과 좌절 사이. 올해 스승의날. 중2 남학생이 찾아와 “수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하고 인사를 하고 갔다. 녀석은 내가 수업을 안 할 수도 있었다는 선택지를 알고 있었다. 3년여 수업한 윗집 남자 아이의 엄마가 수업 마지막날 상품권을 보냈다. “우리 아이 잘 아실 것 같아 믿고 보냈다고. 감사하다“고. 읽기가 더디고, 맞춤법은 늘 틀렸다. ’건물‘을 ’선물‘로 쓰는 걸 보면서 난독증 같은 증세가 아닐까 의심했다. 원고지 쓰기, 책 쳐 오기 등 2년여 하루도 빠짐없이 숙제를 냈고, 해왔다. 노심초사 하던 나날이 떠올라 문자를 보다 내가 울었다. 그만두면서 감사하다는 문자들을 대부분 받았다. 물론 나도 고맙다고 인사를 했지만 받는 인사는 그동안의 보람을 느끼게도 했다. 아이들은 언젠가 그만두기 마련이고, ..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 매트 헤이그 저/노진선 역 / 인플루엔셜 1.작가영국 요크셔 출신의 동화작가 겸 소설가다. 2004년에 출간한 첫 소설 『영국의 마지막 가족』을 비롯하여 10편의 성인 대상 작품과 12편의 동화 및 청소년 소설을 발표해왔다. 20대 초반에 정신적 위기를 맞은 그는 절벽 끝에 서서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던 순간, 자신의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깨닫고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의 도움을 받아 건강을 회복했다. 이후로 오랜 시간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우울과 싸운 끝에 전업작가로의 삶을 시작했다. 그에게 글이란 ‘어둠 속에서 발견한 일종의 구원’인 셈이었다.여자 작가인 줄 알았는데 남자 작가다. 표현들이 섬세해서 여자 작가라고 생각했나. 2. 줄거리 고양이가 죽고, 직장에서 짤리고, 예전 동료를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