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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나에 오길 백번 잘했다 (2)

기루짱 2009. 2. 25.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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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비엔나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전시관, 벨베데레 궁전.
다음날 시내에서 트램을 타고 갔다. 화려한 정원을 사이에 두고 하궁 벨베데레, 상궁 벨베데레 두 바로크양식의 건물이 있는데 상궁 벨베데레에 그 유명한 구스타브 클림트이 <키스>가 있다.

레오플트 뮤지엄에서 쉴러, 오스카 등의 최고작을 모아놓았다면, 이곳엔 클림트이 최고작품들이 있다. 
물론 클림트의 인기는 단연 실감할 수 있는데, 클림트의 그림을 모아놓은 방에 몰려있는 관광객의 수와 이에 비례하는 여러 명의 경비원 수나, 유리 케이스 안에 특별 보관된 작품이 그렇다.
그러나 많은 사람, 경비원, 유리막도 클림트의 <키스>에는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았다. 그림을 딱 본 순간 소름끼치는 끌림!
일단 <키스>의 실제 사이즈는 높이가 180센티미터, 가로는 178센티미터나 된다. 내 키보다도, 여러 사람이 앞에 서 있어도 그림을 다 가리지 못했다. 그리고 번쩍번쩍하는 황금빛의 발광.
금빛 화려함에 싸여 있는 얼굴 표정과 눈길은 유혹 그 자체였다! 아, 정말 실제로 본 것과 아닌 것은 정말 천지차이였다!
난 이날 비엔나에 오길 잘했다고 백 번은 중얼거렸다.



이곳에서는 클림트의 초기작을 볼 수 있어 제자인 에곤 쉴러가 스승에게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유추해 볼 수 있었다.

작가들이 직접 활동했던 공간이기에 비엔나에는 그들의 사회적 상황들도 그대로 남아 박물관이 된다. 오페라를 보기 전, 'SECESSION'(세체시온)에 클림트의 벽화가 있다는 얘길 듣고 찾아갔다. 물론 아주 단순하게 찾아갔다.
전시실에 들어서자 여태까지 본 것과 다른, 뭔가 인디문화의 분위기가 확 풍겨오면서 신문, 책자, 클림트의 활동사진들이 붙어 있었다. 뭔가 느낌이 심상치 않아 전자사전을 들고 안되는 영어로 억지로 해석을 하고 보니 SECESSION은 세션, 즉 분리되었다는 의미. 즉, 보수적인 예술가 집단인 '쿤스들러 하우스'를 탈퇴하고 만들어진 '분리파'의 기록인 셈이었다.
클림트는 빈분리파 창시자로, 오스트리아 현대 화단을 대표하는 가장 탁월하고 혁신적인 화가로 기록된다. 종래의 미술 개념의 지평을 넓히는 진보적인 미술 운동을 지배한 인물로, '빈 분리파'의 초대회장이기도 했다. 그 역사적 현장이 바로 'SECESSION'이었다. 책자, 신문 등은 클림트가 살았던 시대의 배경과 그가 그 당시 선택한 행동의 기록이었다. 
작품을 보고, 그의 생각과 행동을 접하게 되면서 클림트, 쉴러는, 그리고 그들이 살았던 비엔나라는 도시는 좀더 내게 살아 다가왔다.

아, 물론 클림트가 이곳에 그려놓은 킹콩 벽화도 큰 수확이었다!
(이곳에 대한 사진을 보려면 이곳 블로그로.

http://likenoone.egloos.com/20888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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