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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으로부터/정세랑

기루짱 2023. 6. 6.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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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으로부터.

맙소사. 할머니 이름이다. 그 가계다.
여성으로서의 답답함을 여성학자가 아니라 소설가에게 푼다.
며칠전까지 여성학을 공부할까 했는데… 여성학자가 아니라 소설가가 되어야 하나.

복잡한 가정사를 발랄하게 쓴 것도 좋고.
역시 정세랑은 내 코드에 딱이다.
아니 천재다. 너무 좋다.

가정사인가 싶다가, 여성사인가 싶다가, 여행기인가 싶다가.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고 낯선 이들과 만남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답답함. 새로운 인물을 만나지 못한 갈증.
이게 이렇게 그리울 줄이야.

이번에도 작가후기가 인상 깊었다.

나의 계보에 대해 종종 생각한다. 그것이 김동인이나 이상에게 있지 않고 김명순이나 나혜석에게 있음을 깨닫는 몇 년이었다.

 

십 년 전 세상을 뜬 할머니를 깨워 날마다의 모멸감을 어떻게 견뎠느냐고 묻고 싶은 마음이었다.
15쪽.

대중의 가벼운 사랑과 소수의 집요한 미움을 동시에 받았다.
?쪽.

소소한 행복에서 의미를 찾자, 바깥의 평가보다 내면에 충실한 삶을 택하자는 요즘의 경향에 남녀 중 어느쪽이 더 동의하는지 궁금했다. 내면이 충실한 삶은 분명 중요한데, 그것이 여성에게서 세속의 성취를 빼앗아가려는 책략은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그런데 성취를 하자니 생활이 망가지고, 일만 하다가 죽을 것 같고……
248쪽.

변형된 자장가들, 배앓이 할 때의 민간요법, 냉동실의 미니 눈사람, 죽고 없는 사람이 가득한 사진 앨범들, 무겁지만 시원한 돗자리, 우표부분이 다 뜯겨나간 편지들, 홀수로 남은 잔들…
멈추고 끊겨 전달되지 않을 것들 중 324쪽 발췌.

시선으로부터 뻗어나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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