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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한여자혼자떠나기_유럽편/여행전기록

아무리 준비해도 어설픈 준비

기루짱 2009. 1. 1.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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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린 결론은 유럽이었다.
미술관이 제일 많았으니까.
그렇다면, <노다메 칸타빌레>의 도시 비엔나도 있지 않은가! 노다메처럼 좀 흥겹고 싶었다. 그래서 비엔나도 집어넣었다.
아는 사람들을 동원해 연락해댄 결과, 파리에 있는 선배와 이집트에 있는 친구까지 흔쾌히 오라 해서 파리와 이집트도 루트에 넣고 짜기 시작했다.
(지도를 보니 유럽 밑에 있는 이집트, 요르단도 멀어 보이지 않았다. 나에겐 시간이 많으니까!)
어디든 갈 곳이라면 유럽은 나이 들어가면 힘드니 하루라도 젊어 가는 것이 낫다는 얘기도 생각나서, 이렇게 단순히, 우연히, 충동적으로 어서 유럽을 가자고 마음 먹었다.
지금 세계 어딜 가든 좋지 않겠는가.

바르비종-밀레의 아뜰리에
오베르 쉬르 우아즈-고흐 형제 무덤
런던-테이트갤러리, 대영박물관, 내셔널갤러리, 빅토리아앤알버트 미술관
파리-오르세미술관, 로댕미술관, 피카소박물관, 퐁피두센터, 루브르, 부르델, 욜랑졸리, 인상파, 빨레 드 도쿄, 까르나 발레
암스테르담-암스테르담국립미술관, 반고흐미술관, 렘브란트미술관
브뤼셀-브뤼셀왕립미술관
콸른-발라프-리하르츠미술관
베를린-페르가몬미술관, 베를린(달렘)미술관, 새국회회화관, 내셔널갤러리
프라하-프라하국립미술관(슈테른베르크궁전)
빈-빈미술사박물관
바젤-바젤미술관, 만화미술관
피렌체-우피치미술관, 피티미술관, 바르젤로 미술관, 아까데미아미술관, 산마르코수도원미술관
로마-바티칸미술관, 카피톨리노미술관, 싼삐에뜨로대성당
니스-샤갈미술관
바르셀로나-피카소미술관, 미로재단 까탈로니아민족미술관, 프레드릭 말레미술관
마드리드-프라도미술관
브뤼주-흐루닝헤미술관
아비뇽-쁘띠 빨레미술관
베너치아-아카데미아, 카도르, 페넨쿠겐하임, 스콜라디쌍
스트라스부스-노트르담성당미술관


아는 미술관도 있고, 좋다고 해서 무작정 적은 미술관도 있었다.
이것을 들고 인터넷 사이트에서 누군가가 짰다는 루트를 보며, 나도 지도를 펴놓고 나라들을 쭉쭉 이었다. 고작 나라이름과 미술관 이름만 달랑 적힌 것을 두고선.
그 결과는 아래와 같았다.

런던-파리-암스테르담-코펜하겐-오슬로-베르겐-베를린-뮌헨-프라하-부다페스트-빈-베네치아-스위스-마드리드-바르셀로나-니스-로마-나폴리-브린딘지-파트라스-아테네-그리섬일주(산토리니)-터키-이집트


그 밑엔 각각 1 또는 3이라고 적었고, 이 숫자는 머무를 날짜였다. (참으로 무식했다.-_-;)

그러고 나서 이동을 위해 유레일패스를 한참을 들여다보다가 학생이 아닌 나는 매우 비싸다는 사실, 매번 예약을 미래 해야 한다는 사실, 기차역과 숙소와의 거리가 멀다는 사실 등을 깨달았다.

다시 비행기로 넘어왔다. 이지젯(
www.easyjet.co.uk)에 들어가서 비용을 뽑았다. 이동의 편리를 위해 루트를 한 번 바꾸었다. 다시 유스호스텔을 찾아야 하는데, 숙소며, 교통이며 아무래해도 여의치가 않았다.

이때 잡지에서 본 탑덱(topdeck)이나 컨티키(contiki)가 생각났다. 버스로 이동과 숙박을 공동으로 하는 외국 여행프로그램인데, 이동과 숙박을 해결할 수 있었다.

국내 대행사가 많아 인터넷으로 들어가보니 자료를 우편으로 신청해서 받을 수 있었다. 일단 신청해서 받았다. 자료를 보니 컨티키는 젊은이들의 영어캠프로 더 각광받는 것 같았다. 영어 보단 여행에 관심이 있는 나로선 탑덱으로 결정하고 탑덱 대행사 중에 유명한 신발끈 여행사를 찾아갔다. 

출발일과 일정을 받아 탑덱의 프로그램을 면밀히 살펴보았다.
탑덱 투어가 기본적으로 가는 도시, 또 여러 탑덱 프로그램 중에서도 탑덱 투어로 가는 것이 이동상 훨씬 좋을 곳을 보니, 프라하를 넣을 수 있었다. 대신 오래 여러 도시를 보고 싶은 스페인을 따로 뺐다. 이렇게 하고 나니 탑덱 여행 기간 앞에 이집트와 터키를 갈지, 나중에 갈지가 관건이었다.

유럽의 겨울은 길고 추웠다. 그러자면 옷도 두꺼워야 했다. 짐을 줄이기 위해 루트를 이집트 먼저 가는 것으로 결정을 냈다.

이번엔 비행기 루트. 항공사에 전화를 해서 비행기 가능한 시간과 루트를 문의했다. 역시나 아는 친구가 있어 도움을 받았다.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쓰려고 했기 때문에 아시아나는 프랑크루르트 또는 암스테르담으로밖에 들어갈 수가 없었다. 터키, 이집트를 커버하기에는 마일리지가 모자랐다.
탑덱투어에 비엔나가 빠져 있었기 때문에 비엔나를 따로 넣었다. 인천-
프랑크푸르트-비엔나-터키 이스탄불 구간을 끊었다. 이스탄불-카이로-파리는 카이로에 있는 친구 여행사에서 개별로 끊기로 하고, 런던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편으로 발권했다.

탑덱투어는 런던에서 출발해 파리를 첫 도시로 시작, 다시 런던에 끝난다. 난 파리에서 선배의 집에 머물다가 합류, 유럽투어를 한 후, 런던까지의 이동은 투어로 해결하고 마지막 런던-서울 돌아오는 것이었다.
여행을 떠나려는 1월말은 비수기라 거의 모든 날짜가 가능했다. 회사를 정리할 수 있는 기간을 제외하고 바로 여행출발일을 잡았다. 갑자기 친한 친구가 결혼식 날짜를 잡았다고 하여 그전엔 들어오기로 했다.
이제 여행 일정이 확정됐다!

단, 그래도 문제는 남아있었다.
비엔나 떨어지는 시간이 저녁 9시라 외국의 유스호스텔을 예약하고 찾아가는 문제, 그리고 환전 및 입출금 문제, 가방을 싸는 문제, 그리고 탑덱 투어를 하는 동안 또는 여행 내내 "혼자" "영어로" 생활해야 한다는 것!
특히 동행 없는 첫 외국여행이라 한국인이 한 명도 없으면 어쩌나, 내내 혼자 다기게 되진 않을까 벌써부터 걱정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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