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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여행/읽으면서 책+삶 기록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 매트 헤이그

기루짱 2023. 6. 19.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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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라이브러리 / 매트 헤이그 저/노진선 역 / 인플루엔셜 
 
1.작가

영국 요크셔 출신의 동화작가 겸 소설가다. 2004년에 출간한 첫 소설 『영국의 마지막 가족』을 비롯하여 10편의 성인 대상 작품과 12편의 동화 및 청소년 소설을 발표해왔다. 20대 초반에 정신적 위기를 맞은 그는 절벽 끝에 서서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던 순간, 자신의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깨닫고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의 도움을 받아 건강을 회복했다. 이후로 오랜 시간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우울과 싸운 끝에 전업작가로의 삶을 시작했다. 그에게 글이란 ‘어둠 속에서 발견한 일종의 구원’인 셈이었다.

여자 작가인 줄 알았는데 남자 작가다.
표현들이 섬세해서 여자 작가라고 생각했나.
 
2. 줄거리
고양이가 죽고, 직장에서 짤리고, 예전 동료를 만나 수년도 지난 일로 비난을 듣고, 그 앞에서 잘 살고 있는 예전 동창을 만나고, 그러다 알바에 늦어서 짤리고, 날 필요로 하던 도움도 필요없다고 하고, 친구는 연락도 없고, 유일한 가족은 사이가 좋지 않다. 우울증을 겪고 있는 노라 시드는 죽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자정의 도서관에서 깨어난다. 
 
3. 책속에서

"어떤 후회는 전혀 사실에 기반하지 않는단다. (중략) 완전 개구라야."
"하지만 아직도 이해가 안 가요. (중략) 제게 말해줄 수도 있었잖아요. 그냥 제게 넌 나쁜 주인이 아니었다고 말해줄 수 있었잖아요. 왜 안 그러셨어요?"
"왜냐하면 노라, 때로는 살아봐야만 배울 수 있으니까. "

-100쪽
 

"난 페르와 가본 적이 없는 곳에 있고 싶었어. 그의 유령을 느낄 수 없는 곳에. 하지만 막상 와보니 반만 성공이었어. 장소는 장소고, 기억은 기억이고, 인생은 망할 놈의 인생이지."

-175쪽
 

자연의 일부가 된다는 것은 살고자 하는 의지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한곳에 너무 오래 머무르면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잊어버린다. (중략) 한 사람의 내면이 얼마나 광활한지 깨닫기 힘든 것과 마찬가지일 거라고 노라는 짐작했다. 

-194쪽
 

노라는 다중 우주에 대해 읽은 적이 있고, 개슈탈트 심리학에 대해서도 조금 알고 있었다. 인간의 뇌가 세상에 대한 복잡한 지식을 받아들여 단순화한다는 사실을. 그래서 나무를 볼 때 우리의 뇌는 이파리와 가지가 복잡하게 얽힌 그 덩어리를 '나무'라는 물체로 해석한다. 인간이 된다는 것은 세상을 매사가 간단하면서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로 계속 단순화한다는 뜻이다.
인간이 모든 것을 단순화해서 본다는 사실을 노라는 알고 있었 다. 인간은 세상을 3차원으로 본다. 그것이 단순화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한계가 있고 일반화하는 생명체이며, 무의식적으로 움직이는 상태에서 살고, 마음속의 구부러진 길을 편다. 그래서 늘 길을 잃는 것이다.

-215쪽
 

이 도서관에 들어온 이후로 지금까지 노라가 선택했던 삶은 사실 모두 다른 사람의 꿈이었다. 결혼해서 펍을 운영하는 것은 댄의 꿈이었다. 오스트레일리아로 떠나는 것은 이지의 꿈이었고, 같이 가지 못한 후회는 자신에 대한 슬픔이라기보다 단짝에 대한 죄책감이었다. 올림픽 수영 메달리스트가 되는 것은 아빠의 꿈이었다. 노라가 어릴 때 북극에 관심이 있었고, 빙하학자가 되고 싶었던 건 사실이지만 그 꿈마저도 학교 도서관에서 엘름 부인과 나눈 대화에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 그리고 라비런스는 늘 오빠의 꿈이었다.

-276쪽
 

노라는 무언가를 이해하게 되었다. (중략) 삶을 계속 경험하기 위해 각 삶의 모든 면을 다 즐길 필요는 없었다. 그저 어딘가에 즐길 수 있는 삶이 존재한다는 사실만 포기하지 않으면 된다. 마찬가지로 삶을 즐긴다고 해서 그 삶을 계속 산다는 뜻도 아니다. 더 나은 삶을 상상할 수 없을 때만 영원히 그 삶을 살게 된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더 많은 삶을 살아볼수록 더 나은 삶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버리기 힘들다. 새로운 삶을 맛볼 때마다 상상력의 한계가 조금씩 넓어지기 때문이다.


-302쪽

 

가끔은 덫처럼 느껴지는 것이 사실은 그저 마음의 속임수일 수 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포도밭을 소유하거나 캘리포니아 석양을 봐야 할 필요는 없다. 심지어 넓은 집과 완벽한 가정도 필요치 않다. 그저 잠재력만 있으면 된다. 그리고 노라는 잠재력 덩어리였다. 왜 전에는 이걸 몰랐는지 노라는 의아했다.

-382쪽
 

물론 모든 곳을 다 방문할 수 없고, 모든 사람을 다 만날 수 없으며, 모든 일을 다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어떤 삶에서든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대부분 여전히 느낄 수 있다. 모든 경기에서 다 이기지 않아도 승리가 어떤 기분인지 알 수 있다.세상의 모든 음악을 다 듣지 않아도 음악을 이해할 수 있다.
세상 모든 포도밭에서 수확한 온갖 품종의 포도를 다 먹어보지 않아도 와인이 주는 즐거움을 알 수 있다. 사랑과 웃음과 두려움과 고통은 모든 우주에서 보편적으로 통용된다.
우리는 그저 눈을 감은 채 앞에 있는 와인을 음미하고, 연주되는 음악을 듣기만 하면 된다. 우리는 다른 삶에서처럼 온전히 그리고 완전히 살아 있으며, 동일한 범주의 감정에 접근할 수 있다.
우리는 한 사람이기만 하면 된다.
한 존재만 느끼면 된다.
모든 것이 되기 위해 모든 일을 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미 무한하기 때문이다. 살아 있는 동안 우리는 늘 다양한 가능성의 미래를 품고 있다.

-392쪽

모든 게 달라진 이유는 이제 그녀가 단지 다른 사람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상상 속 완벽한 딸이나 동생, 애인, 아내, 엄마, 직원, 혹은 무언가가 되는 데서 유일한 성취감 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이제는 그저 한 인간 으로서 자신의 목표만 생각하며 자신만 책임지면 그만이었다.

-402쪽
 

무엇을 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보느냐가 중요하다.

-내내 반복된, 확실히 기억나는 문장. 
 
3. 감상평
추천이 하도 많아서 예전에 한번 빌렸다가 반납, 전자북으로 다시 빌렸다가 앞부분만 읽고 반납, 다시 책모임에서 읽게 되어 이번엔 다 읽었으나 후반부터 많이 졸았다. 결국 연체.
감동이 없는 게 아닌데, 문장이 나쁘지 않은데.. 자꾸 끊기고 졸았던 작품. 
그래도 읽을만했다.
 
4. 책 모임을 위한 나눔 질문
 나에게 엘름 사서 깉은 사람은?
다른 선택을 하고 싶은 순간이 있다면? 그랬다면 어떤 인생이었을까?
몰리가 있는 삶에 오래 머물렀던 것처럼 나는 어떤 삶에서 안주하고 싶을까?
내가 지금 생에서 ‘무엇을’이 아니라 ‘어떻게’ 본다면 어떤 영향을 내 주변에 끼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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